[스크랩] 금강산 어느 바위 밑에서

2006. 4. 5. 22:42좋은글

    금강산 어느 바위 밑에서 / 황희영 변함없이 잘 있었느냐고 묻고 싶은 온 국민이 보고 싶어 부르던 금강산인데 하얀 구름과 안개 속에 보일까 말까 낯선 가슴에 파고들라치면 숨어 버리고 일만 이천 봉 이름 알 수 없는 봉우리라도 기어코 보자고 오르고 또 오른 산행에 잠시 빼 꼼이 들어난 구정봉 줄기 하얀 이불 호청 풀 먹여 바람에 말리듯 웅장한 구룡폭포 물줄기에 정신 잃고 아! 감탄의 메아리만 여기저기서 들린다 아홉 마리 용 똬리 틀던 구룡연못에 지금도 승천 못한 이무기 남았을까 떨어지는 물줄기 타고 곧 오르겠지 기다리고 바라보다 물 길 따라 오른 마음은 승천인데 몸은 욕망에 날지 못하고 추락해 버린 나는 한 백년 묵은 이무기로 밤새 내린 비에 마음 씻었는데 감출 줄 모르는 몸은 지금도 무거워 부굴 부굴 끓는 연못에서 나오지 못 한다 떠나야 하는 저녁이 오는 줄도 모르고 청산에 물들어 유수로 사라지고 싶은 금강산 구비 구비 흐르는 물의 심정인데
출처 : 장다리꽃
글쓴이 : 코알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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