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시

2009. 1. 3. 14:34등단詩와 발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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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詩와 발표詩 | 2008/12/26 (금)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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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비전 37호.등단시.
 
 
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
                  김승영
 
 갈매기 우는 바다
뱃고동 길게 울던 이 바다
어제 같은 이별도 없는 이 바다
이 바다는 이제 항구가 아니다
 
사팔뜨기 눈으로 보던 바다에
곱던 노을도 없는데
지금도 내가 바다이고 싶다
바다는 늘 저 혼자 외롭다
바다는 오늘도 무엇이 그립다
이 가을
아직도 저 혼자 쓸쓸하다
 
흐르는 세월 내 고독처럼
혼자서 세월을 간다
긴밤 바다에 바람 불면
잠에서 깨어 춤을 춘다
무엇이고 싶던 것들
천길 바닥에 숨겨두고
떠 올라 춤을 춘다
 
주검으로 바다에 떠서
내가 바다이고 싶다.
 
이 가을 바다는 너무 적막하다
아득한 내 소망의 빈들처럼
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

 
겨울 바람 속에서 
 
저 끝없는 소망의 언덕에서
미처 가을 의 스산한 사랑도
울지 못하고
겨울 바람이 분다
 
영혼이 딍굴다 돌아선
어느 길목에서도
눈물겨워라
달은 겨울 하늘에 떠서
차게 떨고 있다
 
생의 한 가운데서
저리게 기도하던 것들을
무참히 팽개치려는 절망의 색깔로
달빛은 가랗안고
그것은 어느 때
신화 속에서
찬연히 빛났었나
 
차마 시 한편 읽지 못하고
두렵게 떨며 홀로 지켜온
세월은 그대로 사위어 가는데
겨울 바람 속에서
아직
서러움의 무게만큼
연민의 불꽃으로 타오르리라
그 정결한 바람 속에서
노래하리라
 
해인사
 
나에게도 어느 때
봄이 있었던가
 
눈 녹아 내리는 山寺엔 내가
움츠린 그림자로 겨울 바람인 채
흔들리고 있었다
 
나의 가슴에 어느 때
봄이 있었던가
흘러내린 눈물이 온통
들과 산을 적실 때 너는
머언 구름 사이를
상처난 겨울 새 되어
힘겹게 날며 꺼이 꺼이
알 수 없는 소리로 울고 있었다
 
새하얀 마음으로 숨죽인
너를 데불고 오르는 산길
우주 공간 훠이 훠이
너를 안고 날고 싶은
아린 소망 끝에서
흙바람이 분다
 
하늘 가까이 닥아든 자리에
가고 없는 者.
남아 있는 者.
石塔 그늘 아래서
허망한 인간의 佛心과 언제나
무량한 어둠의 사랑을
너는 이야기한다
 
언 듯
천년을 미동도 없는
부처 아래 떠도는 魂을 본다
이승과 저승사이
그저 길손일 뿐인 우리
산다는 건
잠깐 머물다 가는 것
순간으로 살다가는 우리
 
노을을 지고 떠나는 산길에
마음 빈자리
우주로도 채울 수 없이
더 큰 슬픔이 있음을
겨울새는 날며 소리쳐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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