剝製의 눈빛으로

2008. 12. 15. 17:45詩集"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

剝製의 눈빛으로

        김 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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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죽어가고 있었다
약탈과 파괴의 輓歌 속에서
만발한 살의의 毒牙로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다
영원한 목마름으로
빈곤하던 영혼이 마침내
어둠 속에서 비틀대고 있었다
 
사나운 짐승의 발톱에
심장을 찢기우며
벌거숭이로 피에 잠겨
숙연히 아끼던 생의 중간에서
부서져 조각나고 있었다
찬연한 아름다움으로 아끼던 생을 두고
스러지고 있었다
오랜 방황의 쓸쓸한 길에서
투명한 색깔로 피어나던 넋을 두고
스스로 죽어가고 있었다
패배의 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스러져 가고 있었다
상실의 밤 그 허공 속에서
일렁이는 불꽃으로 타오르다
스스로 失明되고 있었다
밤이 와서 어둠이 내리면
오래 기도하던 것들
겨울 바다에 버리고 온 것들이
머리 위를 서성이며
울어댈 거다
소용돌이치며 짖어댈 거다
弔旗를 울려라
弔旗를 울려라
 
스스로
죽어가고 있었다
서먹하게 마주해온 세월이
조금씩 퇴색해 가고 있었다
탐색과 포격의 능선에서
수세로 엎데여 중얼대고 있었다
내가 나팔수였지
나팔이여
피에로의 목줄기를 타고
섧게 울어라
 
스스로 죽어가며
애써 手信을 하고있었다
剝製로 남아있게하라
한 개 물질로 남아있게하라
 
내 앞에 주어진 생 앞에서
한번도 웃을 수가 없었다
剝製의 눈은 하늘이다
하늘이게 하라
剝製의 눈빛으로 보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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