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소멸의 한밤에

2008. 12. 3. 17:34나의 글

 

   소멸의 한밤에

              김승영

 

지금은 머언 꽃 내음 스며드는

어느 거리에서도

그 정결한 눈물은 감추고

보내는 고요의 밤이란다

 

어느 山寺 僧房에서

墨을 갈며

그 무량한 아픔은 감추고

보내는 너의 밤이란다

 

소망의 언덕을 오르며 자주

눈물 짖던 네게 지금은 손을 흔들어

구름 사이로 내 비치는 달빛 만큼만

웃어야하는 밤이란다

 

지금은 축축한 안개 속을 신음하던

우리 영혼의 헤매임은

그 언제던가로 감추며

보내는 너와 나 그 허망의 밤이란다

밤을 사위어 墨을 갈며

그 어디에서 들려오는

이별의 인사를 피해

旗를 내려야 하는

우리

소멸의 한 밤이란다

출처 : 소멸의 한밤에
글쓴이 : 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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