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잠깐만 쉬었다 가세/시. 김승영

2006. 2. 10. 19:36나의 글

 

잠깐만 쉬었다 가세

멈추지 못하고 흘러온 세월
이 겨울 산길에
언 듯 할퀴며 지나는 소리

 

잃어버린 세월의 마당에
낙엽처럼 깔린 넝마 위에서
잠깐만 쉬었다 가세
틈틈이 눈물은 반짝이고
타다만 불꽃의 잿더미엔
죽순처럼 한이 자라는데
이것도 저것도 잠시 덮어두고
잠깐만 쉬었다 가세

 

눈뜨면 고갯마루
감았다 다시 떠도 고갯마루
열반은 못할 망정
무아의 징검다리쯤에서
잠깐만 쉬었다 가세

 

버린다는 건
자유며 평화라네
불타여 불타여
잠깐만 쉬었다 가세

출처 : 잠깐만 쉬었다 가세/시. 김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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