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시, 김승영

2006. 2. 10. 19:30나의 글

 

 갈매기 우는 바다
뱃고동 길게 울던 이 바다
어제 같은 이별도 없는 이 바다
이 바다는 이제 항구가 아니다

 

사팔뜨기 눈으로 보던 바다에
곱던 노을도 없는데
지금도 내가 바다이고 싶다
바다는 늘 저 혼자 외롭다
바다는 오늘도 무엇이 그립다
이 가을
아직도 저 혼자 쓸쓸하다

 

흐르는 세월 내 고독처럼
혼자서 세월을 간다
긴밤 바다에 바람 불면
잠에서 깨어 춤을 춘다
무엇이고 싶던 것들
천길 바닥에 숨겨두고
떠 올라 춤을 춘다

 

주검으로 바다에 떠서
내가 바다이고 싶다.

 

이 가을 바다는 너무 적막하다
아득한 내 소망의 빈들처럼
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


 

출처 : 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시, 김승영
글쓴이 : 먼 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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