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6. 19:07ㆍ등단詩와 발표詩
오월의 그산에
김승영
아까운 봄 다 보내고 오른
오월의 산은
온통 파랑 뿐이였지.
날마다 수북히 쌓이던
갈색 내 영혼이
오월의 그 산에서
파랗게 물들었네
처음 보는 듯
파란 산에 묻혀
심장까지 물들었네 .
오래 기다린 산천이
내방까지 따라와
파란 물을 들여 놓았네 .
이제 밤마다
파란 강을 안고 누어야 겠다.
파란 숲에 안겨 잠들어야겠다.
염 부두
김승영
범람한다.
넘치고 또 넘치고
꿈도 절망도
함께 넘치던 염 부두
그러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다시
메마른 가슴처럼
드러내던 갯벌
달빛도 덩달아 넘치다 스러지면
어두운 그늘
오래 묵은
이제 화장(火葬)이라도 해야 할
소금창고 한 구석
나는 다시 넘치고
겨울 내내 마른 풀잎
가녀린 뿌리 송두리
저 아래 어쩌면 있을지 모를
물길 찾아 조급한 밤
봄이 그렇게 여물어
한 송이씩 꽃을 피워도
이 봄 내내
다시 서럽고
(오래전 인천 화수동 작고 허름한 부두<염부두>에 수 많은 소금배가 드나들었고
스므살 그 해 겨울 내내 소금 더미 아래서 나를 죽이고 있었다.)
박꽃 사랑
김승영
묻노니 그대여
나는 몽상가인가
그리움의 상처
생애 한번쯤
공허한 사랑에
모든 걸 던질 때가 있지요
삭막한 세상은
아프지만
사랑은 젖어 있으니
묻노니 그대여
생애 한번쯤
박꽃 같은 사랑을
해도 되는 게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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