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 버리기

2008. 12. 15. 18:28詩集"바다는 늘 무엇이 그립다

잘라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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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 버리기
       김승영
 
몰락하는 도시의 빈 밭에
일렁이는 분노를 묻고
입동이 지난 이 밤에 비가 내린다
 
생을 조롱하는 너의 발톱은
큰 소용돌이로 파고 들었지
번 번히 도망질치며
절망으로 숨막혀 어두운 거리에
탄식하는 나의 기도는
찢어진 깃발처럼 공허하게 펄럭였고
내내 수면 부족으로 아침을 맞곤 하였지
 
놓여난 자가
서야하는 겨울 빈 들에
겨울새가 빗속을 나는 오늘도
가시처럼 돋아나는
분노를 잘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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