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어린 그 녀석을 만나러 그곳엘 간다/ 서봉석

2007. 9. 21. 21:46좋은글

            

 

                  아직도 어린 그 녀석을 만나러 그 곳엘 간다

 착한아저씨
                                                                  서봉석/시인                                

 

팔월 염천
기차 오는 소리를 살피려고
뜨거워도 철길에 귀를 대고 있는 아이가 있다
철길위에 올려 논 못이 기차에 눌려 납작해지면
그만, 그것이 그날 행복의 전부
칼을 갈거나 끝을 세워 송곳을 만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갈고리로 구부려서
바람에 걸고 높이 오르는 것을 꿈꾸던
철없는 그 녀석을 만나러 거기엘 간다
만국공원에 올라서는
맥아더 동상 옆에
꼭 이순신 장군 닮은 모습으로 서서
바다도 더 큰 바다로 가기 위해서는
파도 먼저 풍랑으로 물결쳐야 비로소
간만의 차 심한
먼 세상 건너는 뱃길이 된다는 것을 깨닳은 때
무작정 높이만 연 날던 꿈도 알이 들어
가믓 거리던 수염자리 깔깔해지고
동화 속 같이
문간 등 켜진 그 골목
사랑이란 말을 처음 한 곳이 바로 그 집 앞이라서
고향은 아직도 숨 가쁘게 그리운 곳
아침 놀, 분홍 구름이 일몰로 내리는 장엄한 서해에
갈매기가 흔들어 깨는 항구
자장면이 태어난 청관 넘어 하인천으로
아직도 떠꺼머리 그 녀석을 만나러 간다



*주: 만국공원은 지금의 자유공원이란 이름을 사용하기 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유엔군을 기념하기위해서 잠간 사용하던 이름, *청관 : 인천시중구청 근처. 옛 인천시청 이 있던 자리 가 바로 북성동과 중앙동 경계인데 북성동 쪽이 중국 청나라 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청관 되었는데 주로 산동성 출신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음식점을 경영면서 살았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중국 요리점으로 성명을 날리던 중화루 공화춘등이 거기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 그 곳에서 우리의 애용식이 된 자장면이 태어났다고 한다. 팔미도 등대: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운 등대로 인천 앞 바다 팔미도라고 하는 무인도에 있다월미도 소월미도 팔미도,, 모두 달 꼬리 섬이란 아름다운 이름에서 연유하는 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