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고향이야기(인천신포동)

2008. 12. 14. 21:48좋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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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야기/시

*인천 신포동 추억*
         서봉석

인천 신포동은 바닷가

축항築港에 닻 내린 배들이 싣고 온 낭만이

출렁거리며 놀던 여러 개 밤이 있었네

털북숭이 수염에 담배 파이프 연기

부리부리한 눈에 어린 서양풍 외로움이

인터내셔널이나 시 멘스 클럽 카운터에서

술 향기로 자장자장 깊어가기도 하던 밤

색 색등 타고 흐르는 음악은 재즈거나 팝송이었지만

간간히 타향살이가 반갑기도 하던 신포동

지금은 아프네

산타크로스 닮은 그 외항 선원이 없네

그들이 지녀 다니던 다국적 바다소리가 살아지고

그냥 고기구이 냄새 뿐인 이 거리

로즈타투Rose-Tattoo 같은 노래가 없어 섭섭하네

아참, 산타루치아도 많이 불렀었지

스텝 밟는 자 없어도

도넛판 혼자 빙글거리던 주 박스에서

웃는 얼굴이면 인사치례가 되고

만나면 어울려 합창이 되던

한 시절 밝히던 네온과 그 서정이 없네

술잔 따라 별 그림자로 꽃 피던 눈 빛

사랑은, 정말로 국경도 없는 사랑은

뱃고동 소리를 품었다 놓기도 하고

달밤을 싣기도 하고 부리기도 하던 해안선에서

옛날을 향해 썰물 진 뒤

그 배들은 다시 돌아오지를 않네

마도로스의 노스탈쟈로 아름답던 해안가

기다림 혼자 술렁거리고 있네

신포동은 그렇게 본색을 잃고 있네





주-Rose Tattoo.. 미국 가수 패리코모가 무른 노래로 선원들이 많이 부르곤 했음


-2008년 11월12월호 문예비전에 발표- 

출처 : 고향이야기(인천신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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