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월의 가을엔 그대가,우리가/배미애

2008. 10. 4. 00:01좋은 시

    시월의 가을엔 그대가,우리가/배미애 남은 여름의 손목 줍던 단풍에 깡마른 하늘 긋다 온 몸 푸른 고독에 찌르고 저무는 저 9월 사이 담벼락 돌아가는 바람같은 여인의 뒷 모습에 어느 날 조각난 삶같은 흐린 저녁 깔리고 붕어눈 들고 떨어지는 낙엽의 헹한 어깨 사이 시월의 가을엔 그대가 더는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에 짓무르다 붉은 날개로 환생하던 봉선화 끝에 가랑잎이 열어둔 하늘 향해 마지막 생 닫던 풀의 두눈에 10월의 가을엔 그대가 더는 절망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노을에 해묵은 발등 드러내며 깊어가는 감나무에 가을 목 얹던 분꽃에 못다쓴 사랑 들리고 귀밑 덮는 중년에 하얀 새치로 흔들리는 추억에 눈물에 끼인 어깨 벗어나지 못하는 가슴에 돌아 올 10월엔 그대가 더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흙냄세 풍겨오던 들길에 웃음 잃고 피어나던 연보라에 누군가 버린 허무에 쓸쓸한 들꽃 웃음 채우던 산길에 시월의 가을엔 그대가 더는 적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9월의 뒤란에 이슬처럼 투명히 지던 꽃과 꽃사이 산사에 피어난 고요의 손으로 훔쳐내도 끝이없던 슬픔 마른 발길 위에 문득 젖은 가을로 떨어져도 시월의 가을엔 그대가,우리가 더는 서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08,10.2.
출처 : 시월의 가을엔 그대가,우리가/배미애
글쓴이 : hayanwi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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