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잘라 버리기

2008. 12. 2. 21:39나의 글

 

 

 

잘라 버리기

       김승영

 

몰락하는 도시의 빈 밭에

일렁이는 분노를 묻고

입동이 지난 이 밤에 비가 내린다

 

생을 조롱하는 너의 발톱은

큰 소용돌이로 파고 들었지

번 번히 도망질치며

절망으로 숨막혀 어두운 거리에

탄식하는 나의 기도는

찢어진 깃발처럼 공허하게 펄럭였고

내내 수면 부족으로 아침을 맞곤 하였지

 

놓여난 자가

서야하는 겨울 빈 들에

겨울새가 빗속을 나는 오늘도

가시처럼 돋아나는

분노를 잘라내야 한다

출처 : 잘라 버리기
글쓴이 : 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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