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이 슬픈 밤에는/시. 김승영

2006. 2. 10. 19:33나의 글

 

 

비정한 거리에 비라도 내리렴
유리창을 흐르는 빗방울이나 세어보게
보도를 때리는 빗소리나 듣게
언제던가 빗속에서 마시던
소주 생각이 나네
머리칼을 씻어 내린 빗물이
잔을 채우곤 했지

 

비라도 내리렴
웅크리고 누어
뒤척이며 나무 잎 스치는
빗소리나 듣게
이 슬픈 밤에는 비라도 내리렴
아픔으로 생각나는 어머니 얼굴도
밤마다 쉴 곳이 없는 우울도
씻어버리게

 

비라도 내리렴

        

 

         1995년 가을.

출처 : 이 슬픈 밤에는/시. 김승영
글쓴이 : 먼 바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