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입춘

2009. 2. 3. 11:30좋은글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신석정
뱀이 부시시 눈을 떠 보았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하도 땅 속이 훈훈해서
개구리도 뒷발을 쭈욱 펴 보았다.
-그러나 봄은 아니었다.
어디서 살얼음 풀린 물소리가 나서
나무움들도 살포시
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나 머언 산엔 눈이 하얗다.
핸 멀찌막이 <驚蟄>을 세워 놓고
이렇게 따뜻하게 비췰 건 뭐람?
-그러나 봄 머금은 햇볕이어서 좋다.
미치고 싶도록 햇볕이 다냥해서
나도 발을 쭈욱 펴고 눈을 떠 본다.
-그러나 <立春>은 카렌다 속에
숨어 하품을 하고 있었다.
●신석정 연보
1907 7월 7일 전북 부안산  
1924 조선일보에 시 <기우는 해>를 발표  
1931 <시문학>제3호에 시 <선물.을 발표한 이후 <시문학>동인으로 본격적인 작품활동  
1972 문화포장 수상  
1974 7월 6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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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번지없는주막
글쓴이 : modor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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