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서신(서봉석)

2007. 6. 17. 14:12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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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서신(梅花書信)


                            서봉석


매화가 꽃 피웠단 소식에 겨울 가는 줄을 알고

꽃잎 우려 차 낸다는 말에 벌써 봄이 온 것 알겠습니다

풀기 없는 가지로 달이 떠도 빛 마중할 꽃이 없고

봄이 와도 반가움 모자란다고 할까 봐서

추워서 빨개진 볼이 아니라 열불 난 꽃 뜨거움으로

기어이 눈밭을 벗어나며 소리소리 터지는 매화


진정 봄을 그리워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겨울

찬바람을 이겨낸 햇빛을 봄으로  보내는 일이

사랑에 도화선을 심는 일인 줄 알아서

매화 피었단 소식으로 단장하는 산천초목

꽃잎 띄워 차 들인다는 말이 가슴을 쳐서

눈 날리는 때의 그 쓸쓸함조차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