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2008. 6. 19. 22:00나의 글

 

어느 봄날

    김승영


낙화로 누운 꽃잎

한 움큼씩

밤하늘 향해 뿌리던

창백한 그대 손가락 사이로

다시

그 만큼의 노여움

별빛 되어 쏟아져 내리는

서러운 소망을 보았네


지울 수 없는

갈등은 상처로 남아

여전히 잔혹한 봄날은 가고

바람 없이도

꽃잎 지던걸 이제 알겠네


오래인 염원으로

기다린 봄날이 아까워

차마 돌아서지 못해

타는 가슴을 저 꽃은 알까

낙화로 누운 꽃잎

허공 향해 뿌리는 설음을

지나는 바람은 알까

          2008년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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