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울 바람 속에서/시. 김승영

2006. 2. 10. 19:39나의 글

 


저 끝없는 소망의 언덕에서
미처 가을 의 스산한 사랑도
울지 못하고
겨울 바람이 분다

 

영혼이 딍굴다 돌아선
어느 길목에서도
눈물겨워라
달은 겨울 하늘에 떠서
차게 떨고 있다

 

생의 한 가운데서
저리게 기도하던 것들을
무참히 팽개치려는 절망의 색깔로
달빛은 가랗안고
그것은 어느 때
신화 속에서
찬연히 빛났었나

 

차마 시 한편 읽지 못하고
두렵게 떨며 홀로 지켜온
세월은 그대로 사위어 가는데
겨울 바람 속에서
아직
서러움의 무게만큼
연민의 불꽃으로 타오르리라
그 정결한 바람 속에서
노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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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겨울 바람 속에서/시. 김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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