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내 가을은 다 어디로 갔나

2008. 9. 20. 15:35나의 글

 


 


     

    내 가을은 다 어디로 갔나

     

                    김승영

     

    내 가을은 어디에도 없다

    어디에 있나 내 가을은

     

    늘상 한구석 비워두고

    기다린 가을

    위태롭게 매달려 여무는

    뒷뜰 수세미처럼

    가슴 속 한 자리

    노여움으로 기다린

    내 빈곤한 계절이여

     

    기다림 속에서

    내 가을은 얼마나

    아름답게 애처롭던가

    여름밤의 밀어처럼

    하마

    밤마다 가시로 돋아나

    나를 깨우던 가을들은

    다 어디로 가 버렸나

     

    죽었던 그리움

    살려내리라

    우수로 기다린 가을

    실날같은 연(緣)에 매달려

    한 구석 비워놓고

    기다린 가을

    다 어디로 갔나

     

    어디에 있나 내 가을은

     

출처 : 김승영의 아름다운 생을 위하여
글쓴이 : 김승영 원글보기
메모 :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내리는 어느 날  (0) 2008.10.07
[스크랩] 어느 봄날  (0) 2008.10.04
Sea Of Heartbreak /Poco  (0) 2008.08.10
어느 봄날  (0) 2008.07.22
[스크랩] 詩人의 말  (0) 2008.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