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어느 봄날

2008. 10. 4. 23:02나의 글

    어느 봄날

          

         月亭 김승영


    낙화로 누운 꽃잎

    한 움큼씩

    밤하늘 향해 뿌리던

    창백한 그대 손가락 사이로

    다시

    그 만큼의 노여움

    별빛 되어 쏟아져 내리는

    서러운 소망을 보았네


    지울 수 없는

    갈등은 상처로 남아

    여전히 잔혹한 봄날은 가고

    바람 없이도

    꽃잎 지던걸

    이제 알겠네


    오래인 염원으로

    기다린 봄날이 아까워

    차마 돌아서지 못해

    타는 가슴을 저 꽃은 알까

    낙화로 누운 꽃잎

    허공 향해 뿌리는 설음을

    지나는 바람은 알까

              2008년 어느 봄날 아내와 산책길에서



출처 : 김승영의 아름다운 생을 위하여
글쓴이 : 김승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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