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너무나 다른 두 당뇨병 환자/연속 혈당측정기

2007. 11. 18. 13:20성인병(혈압.당뇨.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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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4년 만에 눈·발가락 잃었다

지난 2002년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은 심영미(38·가명)씨. 어머니와 오빠가 당뇨병 환자였지만, 자신은 특별한 증세도 없고 약 먹는 것도 귀찮아 병원에도 잘 가지 않았다.

4년 후인 지난해 12월, 심 씨는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실에 45일간 입원했다. 머리가 아프고 오른쪽 눈이 뿌옇게 보여 동네 안과를 찾았더니 “빨리 큰 병원에 가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 정밀 검사를 해 보니 시신경이 모아지는 황반부에 부종이 발생해 수술까지 해야 하는 중증 상황임을 알게 됐다. 황반부종과 같은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은 이미 당뇨병 진단 당시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실명이 되는 병. 더구나 오른쪽 엄지 발가락 안쪽도 검은색으로 궤양성 변성이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심 씨는 공복 혈당 182㎎/㎗, 식후 2시간 혈당 330~380㎎/㎗으로 요동치고 있었고, 당화혈색소는 정상인의 두 배인 12.3%까지 나왔다.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큰 중증 단계에 접어든 것이었다.

심 씨는 병원에서 눈 황반부종 수술을 세 차례 받았지만 결국 한 쪽 눈이 실명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른쪽 발도 혈액순환이 거의 되지 않고 염증이 뼈까지 번져 엄지 발가락을 절단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퇴원 후 남편과 아이들 돌볼 힘도 없이 무기력해 졌고, 잘린 발가락을 누가 볼까봐 동네 목욕탕을 가거나 사람 만나는 것도 꺼려지면서 심한 우울증 증세도 나타났다. 식사 조절이나 운동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아 요즘도 수시로 응급실을 들락거린다.

4년 전, “적게 먹고, 혈당 체크하고, 운동하라”는 의사 말을 소홀히 한 대가다. ‘악마’ 같은 당뇨병을 보듬고 살아갈 자신조차 없어 심 씨는 눈물로 지새우는 날이 더 많다.

환자2 |
응급실까지 실려갔지만 3개월만에 정상 회복

심 씨가 입원했던 지난해 12월, 심한 두통과 시력 감퇴를 호소하면서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은 제약사 영업사원 진양민(41·가명)씨. 구급차로 실려왔을 당시 혈당이 무려 624㎎/㎗, 당화혈색소는 12%나 됐다. 진 씨는 바로 입원해 인슐린 치료를 시작했고 다행히 1주일 만에 퇴원했다.

의사는 기름진 음식, 술, 담배를 멀리하고 운동과 약으로 혈당을 조절하라고 했다. 업무 특성 상 술자리가 많고, 야근이 잦아 그런 생활이 도무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당뇨병의 끔찍한 결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가족 생각도 하면서 모질게 마음을 고쳐 먹었다.

“자신이 관리하기에 달렸다”는 의사 말을 믿고 우선 자가혈당 측정기를 사서 하루 8회 이상 혈당을 체크했다. 식사 한 시간 뒤엔 무조건 30분씩 운동장을 걸었고, 인슐린과 당뇨병 치료제 복용을 빠뜨리지 않았다. 좋아하던 술과 담배도 물론 끊었다.

직장 동료에게도 ‘당뇨병 환자’라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술 대신 물, 스트레스 대신 웃음을 달라”고 부탁했다. 저혈당으로 쓰러질 때를 대비해 동료들에게 “쓰러지면 주머니 속 사탕을 물려달라”는 부탁도 했다.

불과 3개월 후, 진 씨는 공복혈당 112㎎/㎗, 식후 2시간 혈당 128㎎/㎗, 당화혈색소 6.5%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 의사는 인슐린 치료를 중단하고 약 복용만 지시했다. 매주 가던 병원도 이제는 석 달에 한번만 가서 약 타고 상담 받으면 끝이다.

그가 매일 빼곡히 썼던 혈당관리 수첩에는 식단과 혈당수치, 그리고 물 마시고 화장실 갔던 기록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처음엔 악마 같던 당뇨병이 이제는 내 건강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천사로 탈바꿈했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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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인슐린 맞고 음식 조심하는데 왜 혈당 조절 안될까



복부에 연속혈당측정기를 장착하는 모습.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한 후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점심에 돼지갈비로 푸짐한 식사를 하는 모습.

12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장순희(72)씨. 매일 아침·저녁 복부에 인슐린을 맞고, 하루 7회 이상 자가혈당 측정을 하는데도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공복혈당은 정상보다 약간 높은 144㎎/㎗지만, 식후 혈당은 최대 200~350㎎/㎗, 당화혈색소(2~3개월간의 혈당 평균)는 정상(5.5~6.5%)보다 월등히 높은 9.6~10.2%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임수 교수는 “정확하지 않은 자가혈당검사 결과를 믿고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24~54시간 혈당 변화를 보여주는 ‘연속혈당측정기(CGMS)’ 검사를 장씨에게 권했다. 이 장비는 복부에 주입한 센서를 통해 5분 간격으로 혈당수치를 측정한다.

임 교수는 장씨 혈당을 정상인과 비교하기 위해 당뇨병이 없는 직장인 이영혜(32)씨에게도 동시에 같은 검사를 실시했다.


■ 연속혈당측정기 장착 1박 2일

오전 11시 CGMS를 장착한 장씨는 친목계에 가서 점심으로 돼지갈비 400g, 채소, 김치, 밥 한 공기를 먹었고, 디저트로 크림 커피 한 잔과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었다. 오후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고, 저녁 식사는 하지 않았다. 잠을 자기 전 밤 11시에 보리밥 한 공기를 김치와 먹었다. 다음날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다녀왔으며, 오전 7시에 역시 보리밥 한 공기와 김치로 아침식사를 마쳤다. 낮 12시 병원에 올 때까지는 굶었다.

이영해씨는 장씨와 같은 식단으로 점심을 먹었고, 퇴근 후 집에서 쌀밥 한 공기, 김치, 생선구이로 저녁 식사를 했다. 야식은 배와 바나나를 조금 먹었다.

CGMS 결과를 모니터로 본 임 교수는 화들짝 놀랐다. 장씨의 혈당 그래프가 널뛰기하듯 천정과 바닥을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 최저치 118㎎/㎗에서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최대값인 400㎎/㎗를 훌쩍 넘어 그래프가 끊어져 있었다. 점심 식사 뒤 초래된 고혈당이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조절되지 않고 이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밤참을 먹는 바람에 혈당이 300㎎/㎗ 이상 유지되다 새벽 4시가 돼서야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이씨의 혈당수치는 80~135㎎/㎗에서 꾸준히 맴돌면서 아주 정상적으로 나왔다.


■ 연속혈당측정기 장착 1박 2일

오전 11시 CGMS를 장착한 장씨는 친목계에 가서 점심으로 돼지갈비 400g, 채소, 김치, 밥 한 공기를 먹었고, 디저트로 크림 커피 한 잔과 아이스크림을 조금 먹었다. 오후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고, 저녁 식사는 하지 않았다. 잠을 자기 전 밤 11시에 보리밥 한 공기를 김치와 먹었다. 다음날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다녀왔으며, 오전 7시에 역시 보리밥 한 공기와 김치로 아침식사를 마쳤다.

낮 12시 병원에 올 때까지는 굶었다. 이영해씨는 장씨와 같은 식단으로 점심을 먹었고, 퇴근 후 집에서 쌀밥 한 공기, 김치, 생선구이로 저녁 식사를 했다.

야식은 배와 바나나를 조금 먹었다. CGMS 결과를 모니터로 본 임 교수는 화들짝 놀랐다. 장씨의 혈당 그래프가 널뛰기하듯 천정과 바닥을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 최저치 118㎎/㎗에서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최대값인 400㎎/㎗를 훌쩍 넘어 그래프가 끊어져 있었다.

점심 식사 뒤 초래된 고혈당이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조절되지 않고 이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밤참을 먹는 바람에 혈당이 300㎎/㎗ 이상 유지되다 새벽 4시가 돼서야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이씨의 혈당수치는 80~135㎎/㎗에서 꾸준히 맴돌면서 아주 정상적으로 나왔다.


■ 혈당수치가 요동을 치면…

장씨 혈당이 식후 2시간부터 7시간 가량 400㎎/㎗ 수준을 맴돈 것은 단적인 혈당조절 실패 사례다. 혈당이 300㎎/㎗ 이상일 경우 피가 마치 맹물에서 설탕 물처럼 점도가 높아지다가, 결국엔 젤리나 꿀과 같이 끈적끈적해진다. 이렇게 되면 혈관의 벽에 당이 축적돼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중 저밀도콜레스테롤(LDL)이 증가해 모세혈관을 비롯한 모든 혈관이 망가진다. 혈관이 있는 눈(망막), 심장, 피부, 신장, 발가락, 남성 성기 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당뇨 합병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신경세포도 병이 들어 몸 구석구석이 저리고 화끈거리며, 남의 살같이 느껴지다가 결국엔 썩어 들어간다.

한편 ‘저혈당 쇼크’는 정상인은 50㎎/㎗ 이하에서 생기지만, 장씨 같은 당뇨병 환자는 100㎎/㎗ 수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또 혈당이 400에서 200㎎/㎗ 수준으로 갑자기 감소하는 경우에도 저혈당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주치의의 분석과 처방

장씨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오전 6시, 정오, 오후 6시에 식사를 하며, 매 끼 식사 전과 식사 후 2시간, 그리고 취침 전 자가혈당체크를 했다. 그런데도 혈당조절이 안 된 이유는 식전 혈당이 정상에 가까운 것을 믿고 식후와 식간 혈당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 400㎎/㎗을 넘나드는 고혈당이 서너 시간씩 지속되다 식전에야 조금 떨어지는데도 식간 혈당을 재 보지 않아 경각심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임 교수는 “식전 공복혈당이 100~120㎎/㎗ 나온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되며 수시로 식후, 식간, 취침 전 혈당을 측정해 정상 범위에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CGMS 결과를 바탕으로 임 교수는 장씨에게 점심 식전 식후혈당을 낮추는 약을 추가하고, 새벽 저혈당을 막기 위해 속효성(速效性) 인슐린 용량을 조금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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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혈당 관리? IT로 잡는다



정지상씨가 혈당측정기를 휴대폰에 꼽고 혈당을 측정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지난 2월 당뇨병 진단을 받은 정지상(39)씨는 평상시는 물론이고 지방출장이나 등산 중에도 당뇨수첩 없이 혈당을 관리한다.

정 씨의 혈당관리는 휴대폰에서 알람 소리가 나면 엄지손가락만한 혈당측정기를 휴대폰 배터리 구멍에 꼽으면서 시작된다. 지난 주 수요일 오후 2시. 채혈침으로 손가락을 찔러 낸 피를 혈당측정기 스트립에 묻히니 휴대폰에 ‘혈당 233㎎/㎗’라는 결과가 떴다.

휴대폰으로 지난 9개월간의 혈당수치를 보던 그는 ‘전송’ 버튼을 눌러 이 수치를 보냈다. 잠시 후 주치의에게서 “식이요법이 필요합니다. 또 10단위로 맞던 인슐린 수치를 12단위로 올리세요”라는 문자가 왔다.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은 물론 휴대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당뇨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당뇨는 치료보다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환자 자신의 혈당수치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고, 하루 3~4회 이상 혈당을 측정해 수치를 당뇨수첩에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한 관리법이 확산되면서 이 같은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을 통한 당뇨병관리 서비스는 2001년 처음 시작됐다.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가 환자들이 가정에서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바이오당(www.biodang.com)’을 개설해 환자별로 병력, 약물처방, 혈당수치 기록을 관리한 것이 시초다. 환자가 매일 혈당을 기록하면 2주일에 한번씩 의료진이 환자 개별 페이지에 투약약물 변경이나 식습관, 운동량 등에 대한 권고를 해준다. 이 서비스가 환자로부터 호응을 얻자 ‘헬스피아(www.healthpia.co.kr)’ ‘당119닷컴(www.dang119.com)’ ‘당위즈닷컴(www.dangwiz.com)’ ‘마이헬스당뇨 (dang.healthkorea.net) 등의 당뇨병관리사이트가 속속 개설됐고, 이용하는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도 시작됐다. 휴대폰에 연결된 외장형 혈당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하면, 휴대폰에 기록된 혈당수치가 자동적으로 주치의의 인터넷 전자차트로 전송되는 서비스. 환자의 혈당수치를 본 주치의는 휴대폰의 SMS 서비스로 환자에게 약물 투약법, 식사요법, 운동요법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 환자를 지속적으로 긴장시킨다. 가족의 휴대폰에도 혈당수치가 전송돼 환자는 가족들로부터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휴대폰을 이용한 혈당관리 서비스는 지루한 ‘혈당 싸움’을 평생 지속하는 과정에서 경각심을 잃기 쉬운 당뇨환자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안철우 교수팀이 당뇨병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혈당수치를 측정한 결과, 휴대폰 혈당관리 서비스를 받은 36명은 공복혈당 156에서 137㎎/㎗, 식후 2시간 혈당 225에서 194㎎/㎗, 당화혈색소 8.0%에서 7.5%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36명은 공복혈당 154에서 142㎎/㎗, 식후혈당 227에서 215㎎/㎗, 당화혈색소는 8.2%에서 7.9%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안 교수는 “휴대폰 혈당관리 서비스로 일정기간 동안 환자의 혈당수치 변화, 운동량을 편하게 볼 수 있어 주치의는 당뇨병환자에게 닥칠 합병증을 기존보다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혈당관리 서비스는 현재 이수유비케어, 인성정보, 헬스피아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출처 : 그 아픔의 뜨락
글쓴이 : 내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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