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바다에 비 내리면

2007. 2. 14. 18:35나의 글

      바다에 비 내리면
                (海岩 에게)
      시:김승영

      바위를 안고 누운 바다는
      오랜 갈증을 견디고 있었지
      까마득한 날의 그리움이
      아무리 깊어도
      삼키며 태연하던
      저 바다
      타는 목마름을 견디고 있었지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가 아무리 억겁으로
      밀려오고 다시 가도
      달빛처럼 깊게 잠든
      저 바다
      가라앉아
      노여움을 견디고 있었지
      이윽고
      비 내리는 날
      바다는
      해갈한 꽃잎처럼
      여명(黎明)으로 피어나고
      갈매기 떼지어 내려앉아
      고단한 날개 짓 쉬는
      바위도 파랗게 젖으려는가
      2007.2.14.

출처 : 詩人의 바다
글쓴이 : 시인의 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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