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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나
月亭
2006. 8. 19. 21:47
나의 나
여기에 앉아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 마.
나는 저녁이면 돌아가 단란한 밥상머리에 앉을 수 있는 나일 수도 있고
여름이면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날아가
몇 날 며칠을 광포한 모래바람과 싸울 수 있는 나일 수 있고
비 내리면 가야산 해인사 뒤쪽 납작바위에 붙어앉아
밤새 사랑을 나누다가 새벽녘 솔바람 소리 속으로
나 아닌 내가 되어 허청허청 돌아올 수도 있어
여기에 이렇듯 얌전히 앉아있는 나를 나의 전부로 보지 마.
이시영의 詩
출처 : 朱子川푸른물
글쓴이 : 朱子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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