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사랑 하나(사랑애게)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는
겨울날의 저녁 무렵
문득
나를 그리워하고 있는
나를 보았네
너를 향해
무더기로 떼 지어 가는
내 그리움과
내게 남은 한 잎 그리움에게
적막으로 주저앉아
생애 한번
귀한 사랑에 영혼을 담그고
물었네
“ 감추어진 열망의 그늘을
그대는 알까 ”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목 메이는 내가 그리워
내 그리움에게도
물었네
“아득한 기다림을 아는지”
08년 1. 11.
둘
월미도(月尾島) 연서
김승영
내 사랑이 그 바다에 있었네.
내내 꿈속에 웅크리고 숨었던
겨울 바다
밤마다
설음을 내려놓고 떠나던
검은 상실의 바다
바다에 오면
왜 매번 취하고 싶었을까
견뎌내기 어렵던
좌절의 바다
오늘은 기쁨의 섬으로 떠서
어둠을 삼킨 채
낙조아래
저 먼저 설레고 있었네
바람도 수줍게 술렁이고 있었다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내 사랑이 그 바다에 있었네
수줍은 한 사내
뜨거운 가슴으로
타는 노을이었네.
08. 1. 12
셋
사랑 셋 (冬柏 같은 여인)
어디서 동백꽃 봉오리
터지는 소리
어느 새벽
동화처럼 눈은 내리고
그는 꽃으로 와서
잠 못 드는 내게
하얀 그리움
한 아름 안겨 주었다네
그대로 붉게 타는
동백 이였네
넷
사랑 넷 (아픔에게)
늦가을 내내 울던 갈잎
별도 숨어버린 겨울밤
다시 우는 건
함께 울어줄 누이 같은 강바람이 있기 때문이야
그리움이 쌓여
눈물이 된다는 걸 알면서
사랑을 하는 건
그게 아픔이기도 하다는 걸 일러줄 님이 있어서야
어둔밤
슬픔에 겨워 무엇을 기다리며
사랑하는 일에 행복하기만을 바라지 말아야지
갈대 저 혼자 우는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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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저토록 빛나게 하는 밤에게 감사해야지
이 절망의 그리움조차
벅찬 사랑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