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을은 다 어디로 갔나
김승영
내 가을은 어디에도 없다
어디에 있나 내 가을은
늘상 한구석 비워두고
기다린 가을
위태롭게 매달려 여무는
뒤뜰 수세미처럼
가슴속 한 자리
노여움으로 기다린
내 빈곤한 계절이여
기다림 속에서
내 가을은 얼마나
아름답게 애처롭던가
여름밤의 밀어처럼
하마
밤마다 가시로 돋아나
나를 깨우던 가을들은
다 어디로 가 버렸나
죽었던 그리움
살려 내리라
우수로 기다린 가을
실날같은 緣에 매달려
한 구석 비워놓고
기다린 가을
다 어디로 갔나
어디에 있나 내 가을들은
07.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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