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지 않았을까
김승영
지금 우리가 사랑을 해도 될까
들꽃 내음 잔에 차는 이 가을에
우리 저 꽃을 다 말할 시간이 정말 있을까
징검다리 건너 저편 들녘에 가득한
억새풀이 흔들리는걸 우리 함께 볼 수 있을까
사랑을 할 시간이 잇을까
풀은 바람이 그리워 그날도 오래 울었는데
손 잡고 달리고 싶던 들에
수줍게 홀로 핀 꽃 향기를
내일도 나눌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사랑을 해도될까
대부도의 낭만은 지금 뚝 아래
묻혀 보이지도 않는다
갯벌에 나를 버리고 돌아온 그 날도
바람은 여전히 불었으며
나도 여전히 웃고 있었는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