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亭 2008. 12. 13. 20:18

 



오십년 세월을

           김승영

 

허무를 줍던 어린 날
아직은
허무를 모르던 어린 날

나는 그저 열심히
허무를 줍고 있었다
호주머니에
허무를 꽈악 채우고
나 혼자 슬퍼서
텅빈 교실에 남아
목이 메였다

그리고 오십년
지금도 나는
열심히 허무를 줍고 있다
채워도 채워도 모자라는
큰 주머니를 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