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리 모두 들꽃인데/시. 김승영

2006. 6. 7. 04:16나의 글

 

 

 

우리 모두 들꽃인데

그날이 오면

소리 없이 이름도 없이

지고 말아야 하는

지금도

쉬임없이 흔들리는 들꽃인데


비 내리는 한 밤에도

들꽃은 지고

낮달이 구름을 지나는

그날에도 들꽃은 지고

얼마를 더 용서하고

다하지 못한 恨을

말해야 하나

놓친 소망의 바다에서

덧없는 미소를 뿌리던

너에게

아픔까지도 아끼며

무엇을 줄 수 있나


그날이 오면

한 잎 허망의 꽃으로

스러져야 하는

우리 모두 들꽃인데


             

출처 : 우리 모두 들꽃인데/시. 김승영
글쓴이 : 비오는 날의 팡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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